단도직입│ 시니컬 │ 동물의 직감 | 강자에게 강하며 약자에게 약한

멸망 시대 이전

  호주 태생. 그녀는 애보리진이 밀집한 빈민촌에서 나고 자라 미묘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 앞에서도 눈을 돌리며 순응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척박한 상황 속에서도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곧장 책을 사고, 도서관을 몰래 드나들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이후 조지 브라운 대학에 합격해 캐나다로 이주했으나 학사 과정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중퇴 후 차이나타운을 전전하며 말단 요리사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렇다할 가족과 친우가 없는 삶 속에서 약물중독자의 나날이 반복됐다. 알려지지 않은 식물종 따위엔 관심이 없었다. 거기서 말아 피울 수 있는 건 얼마나 있다는데? 실없이 웃으며 청명한 하늘을 내려다보았던 날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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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도나

  그녀는 10여년 전 온타리오 쉘터가 '침묵의 봄'의 광신도 무리에게 습격당했을 때 가장 먼저 선두에 서서 그들에게 대항한 세 명의 민간인 중 하나다. 한 명은 당시 사망했고 도나와 남은 하나가 공동으로 쉘터를 관리했는데, 당시는 통솔의 권한을 쥐었다기보단 조언자에 가까웠다. 쉘터에 처음 당도한 이들을 한동안 사로잡곤 하는 가장 큰 의문점 중 하나는 '어떻게 안눈치아타 도나히가 이 무리의 통솔자가 될 수 있었는가?' 일 것이다. 그녀는 대부분의 시기 사교적이지 않았고, 언제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면 매사 현실적이다 못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태도로 일갈했다. 그러나 그것이 큰 반발과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세계의 와해 전부터 십수년간 쌓아온 오랜 직감과 경험이 그들에게 나쁜 결과를 안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체는 말이 없었다. 나무를 베어 땅에 눕히는 바보 같은 수습을 거치지도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남는 자만이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상기시켰다. 치밀하게 '제정신의' 생존자들을 찾아 신변을 확보했다. 온타리오 쉘터는 하나의 큰 공동체가 되었고, 이윽고 사람들은 그녀를 '마마 도나' 로 부르기 시작했다.

 

 쉘터의 모든 여분 작물과 식량을 관리하는 총책임자이다. 얼마 없는 재료들이지만 나름 맛은 준수하고, 일대의 식물 중 식용 가능한 품종 중 그녀가 모르는 것은 없다. 손가락이 까맣게 물들어 있는데, 독성이 사라지지 않은 작물을 섭취하고 일주일을 앓다 생겼다 한다.

 

 광신도 무리를 향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10년 전 가족처럼 여기던 많은 주변인을 잃은 이후 더욱 침입자들을 향한 처우가 가혹해졌다. 주변 일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  특히 몇 해 전, 웨스트 버지니아 반군 계획에 온타리오 지역을 포함시키고 싶어했던 마라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여러 온건파 인물을 필두로 한 도나는 그것이 더욱 많은 희생을 야기하리라는 결론 하에 인력이나 물자를 제공하는 등의 협력을 거절했다. 이후 무장 인원과의 전투가 잦았던 두 거점 지역 중앙에서 침묵의 봄과의 전면전이 발생했고, 마라와 쉘터 역시 간섭하지 않기를 선택, 온타리오 쉘터의 이전 리더를 더불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쉘터 간 관계가 크게 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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