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donna_appearance.PNG
chatbox.png

"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으로 살아야죠. 안 그래요? "

profile.png
sheltericon_PV1.png
4단계
부주의함
군인

명랑한 | 희망을 잃지 않는 | 활동적인 | 확고한 신념 | 과정을 중요시하는 | 뚜렷한 자기주장

 이름 

 성별 

 나이 

 키·몸무게 

 

 국적 

 직업 

도나 로썸 Donna Rossum

여성

29세

       171 - 63

 

​미국

​-

작지 않은 키에, 팔다리가 긴 편이라 본래 키보다 더 길어 보인다.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체형은 보기보다 호리호리해 보이지만, 피트되는 상의 밑으로 몸에 붙은 근육이 그가 마냥 마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긴 머리는 불편하다는 듯 짧게 쳐낸 머리가 귀도 채 덮지 않은 채 움직이는 대로 흔들렸고, 빛에 비치는 대로 주황빛, 갈색으로도 보일 수 있었으나 그건 확실히 말하자면 붉은 빛깔이었다. 조금 더 연한 베이지 색이 섞인, 탁한 핑크색 같은. 품이 넉넉한 바지와 워커,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몸에 피트되는 상의는 언제나 검은 색 혹은 그와 비슷한 무채색이었고 몸을 감싸는 커다란 야상도 무채색은 아니었으나 칙칙했다. 그 색들과 대비돼 더욱 도드라지는 머리색 외에는 별로 다른 색은 필요 없다는 것처럼, 혹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그건 그의 걸음걸이나 몸동작과도 사상이 비슷한 것처럼 보였다. 낭비없이, 필요한 만큼의 부산스럽지 않은 움직임. 

밝다. 명랑하다. 타고난 성격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가끔 비현실적으로, 이 대재앙을 겪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활기찬 톤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일부러 꾸며낸 것이 아니라, 정말 티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그 목소리는. 누군가는 가끔 자다 깨서 네가 ‘잘 잤어?’ 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내가 나쁜 꿈을 꾸다 깼구나, 믿고 싶어진다니까. 라고 얘기했다. 


가라앉아있지 않고,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 그런 느낌이다. 그를 설명하는 문장 중에 그것 하나만큼은 누구에게서도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문장이었다. 햇빛과 낮이 더 이상 활동적이지 않은 시간이 된 이후부터, 그에게는 해가 없는 밤이 훨씬 자유롭고 선호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의 햇빛이 떠올라, 낮의 햇살을 피부로 받는 게 문득 떠오를 때면 더 숨죽여 말없이 움직였다. 그때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햇빛 아래의 삶을. 


명확하다. 말끝을 어물거리는 일도, 흐지부지하듯이 말하는 일도 거의 없다. 이 혼란한 어둠 속을 똑바로 걸으려면 누구나 자기만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그에게는 신념이다. 명확하고 확고한 표현과 자기주장의 근본이 되는 모든 것. 오래 생각해 자기만의 것으로 삼켜내 뱃속에 지니고 있는 것.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빛이 없다고 밑바닥만 바라보다가는 어둠에 삼켜질 것이라는 것.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위를 보고 살아야 한다는 것… 벽창호처럼 근거 없이 자기 주장만 늘어놓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굽힐 수 없는 그의 생각은 그런 것이다. 


때문에 ‘살아있다’ 보다는 ‘어떻게 살아있는가’ 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결과에만 집중하면 버리게 되는 것이 너무 많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버리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서, 하나라도 덜 버리면서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는 누군가는. 그리고 그게 자신이라고, 도나는 생각한다. 

chara.png
  1. 2011년, 햇살이 따사롭던 때의 봄 태생. 

      아직 꽃과 나무가 싱그럽고 아름답던 때였다. 적어도 ‘나의 마음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라는 말이 문학적인 수사로서 설레고 생동감있는 정서를 표현하던 때였다. 기억하는 가장 밝고 색이 선명하던 때의 그림은 집 앞 정원의 것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생일날의 낮이었다. 5월 14일이었다. 달력을 하나하나 세 가면서 기다렸던 것이 아직도 생각났다. 노랗고 흰 꽃을 이어 엮은 것을 머리에 쓰고 선물로 받은 제 머리색과 닮은 자전거에 뛰어가던… 

 

  2. 미국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피부색이 비슷하게 햇빛에 건강하게 그을린 듯한 색이었으나 아버지는 오랜 시간 행군으로 인한 후천적인 것이었고 어머니는 본래의 것이었다. 피부색은 어머니를 닮고, 눈은 아버지를 닮은 애가 태어난 곳은 시카고였다. 부모님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했으며, 도나를 끔찍히도 아꼈다.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이었다. 유달리 활동적이었던 아이가 자연스레 아버지를 동경하며 아버지를 닮길 원해 아버지의 길을 꿈으로 삼는 것에 전혀 모자람이 없던. 


  3. 도나는 완벽하진 못해도 어엿한 군인이었다. 

      10년 전, 부모님을 잃기 전까지 계속해서 아버지는 도나에게 좋은 선생님이자 교관이었다. 조금 무뚝뚝한 아버지의 성격이 도나에겐 오히려 그런 가르침을 받아들이기에 더 좋았다. 세상이 조금씩 멸망해가는 듯한 와중에서도 살 길은 어떻게든 생긴다면서, 절망하며 살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군인처럼 살고자 했다. 정확히는, 아버지처럼. 권총과 장총을 쏘는 법과 분해하고 조립하는 법, 군용 나이프를 쓰는 법과 로프 묶는 법 등. 이 험한 어둠을 꿋꿋이 걸어갈 수 있다면 살아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4. 펜실베이니아로 거처를 옮긴 것은 기관지가 좋지 못한 어머니 때문이었다. 

      대재앙 속에서도, 로썸 가족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살 수 있다고 다짐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얘기했고, 어머니가 그렇게 얘기했으며 도나도 그렇게 얘기했다. 그렇게 믿었다.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도우며 살았다. 재앙도 조금은 우리를 비껴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주, 잠깐. 어머니가 기침을 했다. 원래 기관지가 별로 안 좋았다. 기침이 가라앉질 않았다. 더 이상 원래 살던 곳에서 앉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치료제가 있는 곳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아버지의 결심이었다. ‘스프링필드’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펜실베이니아로 옮긴 건 그래서였다. 


  5. 10년 전. 쉘터에서 자원해 나선 사람은 부모님이었다. 

      어머니는 손쓸 수 없이 감염되었다. 남은 치료제를 쓰더라도 그 결과가 완전히 좋으리라고 점치기 어려웠다. 아버지가 알고 있는 사람이라던 스프링필드의 누군가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그림자 속으로든, 꽃가루 속으로든. 어머니와 아버지는 오래 이야기했다. 치료제를 받지 않고 더 확실히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에게 가게 해야 한다고. 어머니의 꽃은, 어머니의 마지막은 아버지가 맞기로. 아주 오래 전에, 사람이 죽은 자리엔 꽃이 핀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선, 그건 어떠한 비유적인 의미도 되지 않았다. 도나는 열 아홉이었다.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고, 현실이고, 미래였다. 부모님은 도나에게 서로의 끝을 보여주지 않았다. 사라졌다. 꽃이 되었을까. 단언할 수 없었다. 


  6. 그리고, 지금. 도나. 스물 아홉. 

      조금 덜렁대긴 해도, 명랑한 로썸 가의 훌륭한 군인으로 자랐다. 모든 과정을 생각했다. 비유가 비유로 남지 못하게 된 현실을 늘 생각했다. 비유가 비유일 수 있었을 때의 어렴풋한 아름다움을 생각했다. 밟아 지나온 과거 아무것도 아니게 두어서는 안 됐다. 경계를 다시 나눠, 비유와 현실이 구분될 수 있는 때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면 희망을 가져야 했다. 사람은 사람답게. 꽃은 꽃답게, 낮은 낮답게, 밤은 밤답게. 언젠가 내 가슴에 부모님을 꽃으로 심었다라는 말이 전혀 현실적인 말이 되지 않고, 비유적인 말이 될 수 있도록. 도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ETC.png

군용 나이프, 군용 벨트, 아버지의 군번줄, 어머니의 로켓 목걸이 

things.png
title_moss_1.png
glass_r1.png
glass_r2.png
glass_r3.png
glass_l1.png
glass_l3.png
glass_l2.png
glass_l4.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