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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ll me Ishma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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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부주의함
???

묵직한 | 둔감한 | 무미건조한 | 오래된 미아

 이름 

 성별 

 나이 

 키·몸무게 

 

 국적 

 직업 

이스마엘 Ishmael

여성

24

       165 - 과체중

 

​미국

​-

먼지가 엉킨 것 같은 검고 두터운 곱슬머리, 방독면에 가려 보이지 않는 눈. 눈 부분이 특히 더러워서 그 너머를 꿰뚫기 어렵다. 체격이 좋다. 어깨가 벌어졌고 땅을 짚고 선 다리는 단단하다. 본래 키보다 커 보인다. 사용감 짙은 점프 슈트는 버려진 정비소에서 주워 온 것 같다. 검댕으로 그을린 오른쪽 허벅지와 톱니 모양으로 찢기고 변색된 왼쪽 옆구리가 인상적이다. 옆구리를 들여다 본대도 살갗은 당연히 셔츠에 가려져 있다. 방독면 아래로 드러난 살갗은 진흙 빛이다. 체모와 살색으로 인종을 대강 유추할 수 있지만 그닥 유의미한 고민은 아닐 것이다. 점프 슈트의 발목 부분은 워커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손에는 보통 목장갑을 끼고 다닌다. 웅크린 듯한 자세와 묵직한 걸음걸이, 낮고 차분한 목소리를 지녔다. 분명한 족적을 남기는 자는 도둑질을 아주 잘 하거나, 목격자를 전부 죽여버리거나, 둘 중 하나라던데.

 

녹음이 뒤덮은 세상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장성한 이는 세상을 닮아버린 듯 하다. 그의 행동을 규율하는 저울은 도덕이 아닌 효율이나, 대놓고 난폭하거나 무리를 선동하는 부류와 거리가 멀었다. 주어진 고난을 꾸준히 기어오를 뿐인 모습은 꼭 등나무 같았다. 이스마엘에게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버텨내는 것이 아니었다... 고사해가는 세계에서 생존하기에 최적의 인간상이지 않은가. 그런 성정 탓에 간혹 사람들이 간과하곤 하지만 그도 인간이긴 하므로, 어쩔 수 없는 고독이 있었다. '나는 어디에서 기원해 어디로 종착하는가'. 유치하고 진부한 고독이야말로 이스마엘을 식물 같은 인간으로 빚어낸 제일원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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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어가기에 앞서, 이스마엘은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을 미리 짚고 간다. 그래도 너무 답답해하지 말라. 안온한 삶에 존재론적 회의는 불필요하지 않은가.

  • 출생지도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감추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 대략 24살이라고 추정한다. 이름은 스스로 붙였다. 자신을 소개할 때 모비딕의 가장 첫 문장을 인용하길 즐긴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세요.'

  • 뉴욕 밖의 세상도, 식물이 뒤덮기 전의 세상도 모른다. 단편적인 기억들만이 남아있다. 적어도 자신을 데려와 키운 '티코 토레스'라는 남자와, 제 친부모들의 손 색이 다른 것 쯤은 기억하고 있다. 왜 하필 손 색이냐고? 아이는 자신의 손을 잡은 친부모의 손을 보았으나, 방독면 너머의 얼굴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티코의 말에 따르면, 당시 속해있던 무리와 식료품 트럭을 털던 중 꽃가루 폭풍을 피해야 했는데, 그의 친손자를 챙긴다는 게 정신 없는 통에 이스마엘을 데려왔다고. 이스마엘은 친부모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신의 토양을 찾아내 뿌리박고 자라난 등나무였고, 식물이 본인의 근원을 궁금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 티코 토레스는 이스마엘의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스마엘을 막 데려왔을 시절 이스마엘은 고작 너다섯살 쯤이었다. 그 때에도 배우는 게 워낙 느려서 본인 이름은커녕 나이도 모른다 일변도로 답해 티코는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팝시클'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나이는 네살 쯤'이라고 알려주었다. 납품 트럭에서 쓸어온 인스턴트 식품 박스 중 하나에 적힌 상표였다. 참 웃긴 처사다. 이스마엘은 티코가 함께하던 무리에 속한 이의 자식이었을 것이다. 이스마엘의 부모와 티코는 안면을 익혔을 것이고, 이름은 몰라도 성으로 부를 수 있을 사이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고집을 부려서 성도 뭣도 없이 '팝시클'이라니. 

  • 약 9년간 티코에게 일방적으로 부양 받았다. 이 시기의 '팝시클'은 누구를 만나도 티코의 등 뒤에 서 있었을 뿐이지, 나서서 자신을 소개하려 들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티코에게 딸린 짐 1로 취급받길 바랐기 때문. 전반적인 학습속도가 몹시 느렸다. 언제든 티코가 자신을 두고 가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으로 함께했다. '팝시클'은 과묵했고 티코도 말수가 적었다. 어느 날은 한 마디의 대화도 없었다. 기묘한 유랑 생활은 '팝시클'이 열 세살이 되고 한 번의 변화를 맞는다.

  • '팝시클'이 열 셋이 되던 해, 티코는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 그때까지 생존활동의 최전선에 서본 적 없던 '팝시클'은 반쯤 죽어가는 티코의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하고 물을 증류하고 보초를 섰다. 당연히 서툴러서 온갖 실수를 저질렀지만 티코는 살아났고 '팝시클'은 사람의 어디를 쳐야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를 배웠다. 티코는 무언가 느꼈는지 그때부터 '팝시클'에게 자신의 생존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배우는 속도는 자라서도 무진장 느렸다. 티코가 인내심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팝시클'은 티코의 뒤가 아닌 바로 곁에 서기 시작했다.

  • '팝시클'이 스물이 되던 해, 티코의 만성 관절염이 악화되며 거동이 어려워졌다. '팝시클'은 티코의 앞에 섰다. 그리곤 소개하길, '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세요'. '이스마엘'은 4년간 티코를 부양했다.

  • 모비딕은 열아홉에 발견했다. 책은 잡화점 구석에 떨어져 있었는데, 먼지가 잔뜩 덮여 있었다. 당연했다. 요즘 누가 책을 읽나. 재난 상황에서 불쏘시개로 가장 먼저 던져지는게 책이다. 살아남은 게 용하다. '팝시클'이 주워든 건 순전한 변덕이었다. 제대로 된 활자매체를 접한 적 없었고 모비딕은 결코 쉬운 도서가 아니었기에 처음으로 완독하기까지 세 달 반이 걸렸다. 그 때부터 계속해서 읽고 또 읽어서 책은 너덜너덜해졌다. 책의 영향으로, 일상적 대화에서 사용하는 어휘가 고풍스럽고 문장구조가 긴 편이다. 이스마엘과 긴 대화를 나눌 만큼 인내심 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딱히. 편한 의식주를 바라는 건 인간의 기본 욕구니 호로 치지 말자.

  • 바다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뉴욕 앞바다 말고 머나먼, 인간도 식물도 닿지 못한 고래가 사는 태평양의 바다. 등나무는 매일 밤 바다의 꿈을 꾸는가?

  • 티코에게 배워 생존 기술의 이해가 몹시 빠삭하다. 티코만큼 잘 하지는 못해도 평균은 된다. 

  • 성경도, 쿠란도, 경전도 읽어본 적 없다. 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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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펭귄 클래식, 페이퍼백, 2003년 출판, 아주 꼬질꼬질함), 본인이 깎은 나무 고래 조각 (소설책 표지만 보고 깎아서 실제와 닮았는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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